0️⃣ 취업 준비 기간 — 현실을 직시하기
취업 준비 기간 동안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.
내가 가진 실력, 그리고 시장에서의 위치를 냉정하게 보려고 했다.(냉정하게 볼수록 처참했다..)
그래도 그와중에 세운 기준은 단 두 가지였다.
- 첫 회사는 ‘배울 수 있는 곳’이어야 한다.
- 최저임금을 당당하게 제시하는 회사에는 가지 않는다.
최저임금을 달아두고 상시로 인원을 뽑는 회사에 가면,, 안그런 회사도 물론 있겠지만,, 앞으로의 내가 개발자커리어를 계속 이어가고 싶을까?(아니요..)
그래서 월급보다는 배울 수 있는 환경을, 화려한 회사명보다는 사람과 분위기를 보기로 했다.
다행히도, 당시 참여하던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기업 중 일부에 이력서를 제출할 수 있었고, 그중 면접 분위기가 가장 좋았던 회사에 합격할 수 있었다.
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.
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, 첫 번째 부트캠프를 막 졸업했을 때는
3~4개월 동안 이력서만 계속 쓰고, 제출하고, 떨어지는 시간을 보냈으니까.
1️⃣개발자 취업__2번의 부트캠프 이후
두 번의 부트캠프를 거쳐 첫 회사를 들어가게 되었다.
그 회사는 스타트업의 자회사 서비스 개발팀이었고, 비전공자인 나에게는 꽤 괜찮은 시작이었다.
CTO도 있었고, 퍼블리셔를 포함해 총 6명의 개발팀.
처음으로 ‘팀 개발’이라는 걸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.
2️⃣면접__내가 뽑인 이유?
회사가 사용하던 기술 스택은 C#(.NET), React, MSSQL.
…하지만 나는 그 셋 중 하나도 해본 적이 없었다 😅
그럼에도 불구하고 합격한 이유는, 지금 생각해보면 세 가지 정도였다.
- 운 — 다른 면접자들이 면접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한다.
- 솔직함 — 모르는 건 모른다고 답했다. CTO가 그걸 마음에 들어 하셨다.
- 이동 가능성 — 회사가 먼 지역이었는데, 나는 이사를 결심했다(지방러라 이사를 고려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).
아마 “이 사람은 버티겠다”는 확신이 생겼던 것 같다. 처음 오셨을때, 열심히 배우면 된다고 하셨다 ㅎㅎ
3️⃣입사이후__풀스택 🫠
첫 입사 때 가장 무서웠던 단어는 “풀스택”이었다.
C#으로 백엔드를 짜고, React로 프론트를 만들고, SQL로 데이터를 다뤄야 했다.
처음엔 막막했지만,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했다.
놀랍게도, 첫 번째 부트캠프에서의 처절한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.
(당시 백엔드 개발자 셋이서 프론트 템플릿에 억지로 백엔드를 연결했는데…지금 생각해도 그 코드 지옥은 잊을 수 없다 😂)
각 기능의 서버 → API → 프론트로 이어지는 흐름을 혼자 개발/관리하는 개발방식이었는데, 고스란히 흐름의 전과정을 진행하는것이 정말 기분좋고, 성취감도 높고, 재밌게 개발했던것 같다.
SQL과의 전쟁
회사의 서비스는 B2B 서비스였는데, 정말 복잡했다.
그만큼 SQL문도 복잡했고,
데이터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게 프론트보다 훨씬 힘들었다.
백엔드 출신인데도 SQL이 제일 어려웠다 😂
하지만 이때의 고생이 나중에 PostgreSQL로 넘어올 때 정말 큰 도움이 됐다.
4️⃣ 1년 — 많이 배우고, 많이 고마웠던
회사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딱 1년을 채우고 퇴사하게 되었다.
하지만 그 1년은 내 인생에서 제일 성장한 시간이었다.
좋은 사람들과 일했고,
정말 많은 걸 배웠고,
무엇보다 “이 길이 내 길이다”라는 확신을 얻었다.
퇴사 후에도 팀에서 다른 회사에 나를 추천해주셔서,
지금은 그 덕분에 이직한 회사에서 풀스택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.
현재는 C#(.NET), TypeScript, PostgreSQL을 사용해서 자회사 프로젝트의 베타 테스트를 준비 중.
5️⃣ 1년간 나에게 남은 것
결국 남은 건
꾸역꾸역 익힌 개발 스택,
그리고 타지역에 와서 만난 사람들이었다.
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개발팀 대부분이 권고사직을 받았을 때, 그 시기를 버티게 해준 건 함께 웃고 일하던 동료들이었다.
지금도 연락하고, 다음 주에도 만나서 술 한잔할 예정이다.